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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칼럼]세계 속 퓨전 식품 '국수'

당 태종부터 우주인까지 즐기는 요리

신정혜 실장 webmaster@idomin.com 2010년 06월 01일 화요일
   

휴일 오후 나른할 때나 간단한 요깃거리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국수인 것 같다. 간단히 먹을 수 있고, 매일 밥을 먹는 우리에게 하나의 별식인 것도 장점이지만, 그 다양한 변신은 또 다른 매력이다.

우선 면 자체에 다양한 재료를 더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밀가루로 만든 밀국수를 비롯해 메밀국수, 녹말국수, 쌀국수, 칡 국수, 옥수수 가루로 만든 올챙이 국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장국을 삶을 때 들어가는 주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가장 흔히 멸치나 조개국물을 쓸 수 있고, 사골국물, 닭 육수, 동치미, 열무김치 국물, 콩국 등 그야말로 입맛대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꼭 국물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비빔국수로 즐길 때도 고명이 다르고, 들어가는 양념이 달라지면 맛이 또 달라진다. 국수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즐겨 먹고 있으니 그 다양한 맛에 대해서야 말을 하기에 끝이 없을 것 같다.

인류가 밀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기원전 7000년으로 추정되고, 중국에서 밀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 기원전 4000년 전이라 한다. 카스피해 주변에 살던 원시 유럽인들이 밀을 가지고 중국 신장지구에 자리 잡으면서 기원전 2500년 국수를 먹기 시작하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은 단단한 껍질을 벗기고 나면 무른 조직을 가루로 만들 수밖에 없어 주로 가루로 활용됐다. 서양에서는 이 가루를 반죽해 구워서 이용하는 빵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고, 밀보다는 쌀을 주식으로 하던 동양의 음식문화와 만나면서 밀가루 반죽이 탕 요리와 결합해 만들어진 음식이 국수라고 할 수 있다.
국수는 중국에서 발달하여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으로, 또 실크로드를 따라 동아시아 각국과 유럽으로까지 전파되었고, 그 각각에 맞는 문화와 지리적 특성이 반영되어 제각기 다양한 국수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중국 국수의 조상은 수인병이다. 수인병은 위진남북조시대에 쓰인 <제민요술>에 '수인박돈법'이라는 국수 제법으로 물에서 잡아 늘인 밀가루 음식이라 하여 그렇게 불린다. 뜨거운 물에 반죽을 넣었다가 증기 위에서 부드러워진 반죽을 늘이면서 만들어진 국수이다.

밀이 흔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 국수는 17~18세기 이후부터 널리 이용되었는데, 남부지방에서는 오래 치댄 반죽을 밀어 얇게 편 후 칼로 썰어서 이용하였고 벼나 밀 재배가 여의치 않았던 강원도에서는 메밀가루를 이용한 압출식 국수를 제조했는데 이것이 강원도 꼴뚝국수와 막국수, 평안도 냉면이 됐다.

쌀알은 따로 떨어지지만 면은 길게 얽히기 때문에 시간과 인연의 상징이 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국수는 장수를 상징하였는데, 7세기경 중국의 당나라 현종이 아내 왕 씨 생일에 국수를 만들어 장수를 빌었던 것이 기원이다. 이후 국수는 생일이나 회갑에서 먹게 되었고, 혼례에서는 인연이 오래오래 지속하기를 바라면서 국수를 먹었다.

우리가 가장 흔히 먹는 국수의 또 다른 변형이 인스턴트 면, 즉 라면이다. 라면은 일본 닛신식품의 창업자인 안도 모모후쿠가 1958년 개발한 것으로 오늘날 우주인까지 먹는 요리이다.

그냥 멸치 맛국물에 면을 넣어 끓인 칼국수 한 그릇, 삶은 소면에 채소 고명으로 쓱쓱 비빈 비빔국수, 김칫국물에 만 김치말이 국수, 조금 더 신경 써서 만든 스파게티, 달걀 하나 풀어 넣은 라면 한 그릇까지. 이 모든 요리가 국수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입을 만족스럽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신정혜(재단법인 남해마늘연구소 기획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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