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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 천의 얼굴, 지역민의 '진주'로

[경남의 산] (15) 진주…월아산
남강이 허리를 휘감은 산 봄·가을에는 물안개 자욱
금호지에 담긴 달 '일품'청곡사 주변 숲 가슴 트여

유은상 기자 yes@idomin.com 2017년 07월 07일 금요일

경남 대부분 지역은 산지가 많아 산이 지형을 대표하지만 진주는 남강이 지형을 대표한다. 이에 웅장한 산도 유명한 산도 쉽게 꼽기 어렵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산과 강이 어우러져 만들어놓은 경치는 여느 산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 비봉산과 망진산에서 바라본 진주 시가지, 선학산에서 남강을 끼고 보는 일몰 풍경은 말 그대로 일품이다.

특히 월아산은 진주 시민이 가장 많이 찾고 아끼는 산이다. 월아산은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면서 매력을 발산한다. 장군대봉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가히 압권이다. 국사봉에 서면 북쪽 남강 경치가 시원하게 팔을 벌려 반긴다. 봄, 가을이면 일교차 탓에 남강에서 피어난 물안개가 발아래 깔리면 환상의 세계로 변한다. 산 아래 금호지에 담긴 달 풍경 또한 한 번은 꼭 보고 싶은 경치다. 그러니 월아산은 한번 거쳐 갔다고 다 본 것이 아니다. 두고두고 다시 찾아야 할 산이다.

월아산 장군대봉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주시 문산 혁신도시 풍경./유은상 기자

달을 토해내는 산

남강이 허리를 휘감은 월아산은 진주시 금산면 용아리·장사리와 진성면 동산리·가진리에 걸쳐 있다. 높이가 비슷한 국사봉(471m)과 장군대봉(482m)이 마주 보고 있지만 딱히 주봉이 정해진 것은 아니며 둘을 묶어 월아산이라 부른다. 다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서는 국사봉을 월아산으로, 장군대봉을 장군대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월아산은 두 봉우리 사이로 떠오르는 달 모습이 마치 산이 달을 토해내는 듯하여 달엄산, 또는 달음산으로 불렀던 것에서 유래했다.

산행은 대부분 청곡사에서 시작한다. 청곡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다. 예상 외로 숲이 무성해 등산길에 발을 들이자마자 시원한 공기가 그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생각보다 경사가 심해 초반 다소 땀을 빼긴 하지만 1시간이면 충분히 장군대봉 정상에 닿을 수 있다. 한나절 간편한 산행에 적합한 곳이다.

이 때문인지 평일임에도 많은 등산객과 마주치며 인사를 나눴다. 신기한 것은 이 산에서 만난 사람의 표정이 더 밝다. 아무래도 가까이서 찾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촉박한 산행 일정에 쫓기지 않고 제대로 여유를 만끽하기 때문이라 짐작해본다.

장군대봉 정상에 서면 시원하게 시야가 열린다. 482m 높이에서 보는 풍경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뿌연 연무 탓에 가까운 산과 시가지만 눈에 들어왔지만 맑은 날이면 지리산은 물론 남해 망운산, 광양 백운산, 사량도 지리산까지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장군대봉은 임진왜란 당시 김덕령 장군이 왜군을 막고자 성을 쌓고 군사를 훈련했던 곳으로도 알려졌다.

월아산 국사봉 정상 오르는 길에서 바라본 풍경이 시원하다. 멀리 남강이 산자락을 휘돌아 흘러가고 있다. /유은상 기자

장군대봉에서 국사봉으로 가려면 거의 산을 다 내려와 질마재에서 다시 올라야 한다. 질마는 길마의 사투리로 소 등에 짐을 싣고자 얹는 안장을 일컫는다.

질마재에서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은 40분이면 넉넉하다. 소나무 숲이 울창하지만 가끔 열리는 숲 사이로 금산면과 하대동 일대 풍경이 찾아든다.

정상에는 봉화대 같은 돌무지탑이 쌓여 있다. 이곳은 가뭄이 들면 진주 목사가 직접 올라 기우제를 지냈던 곳으로 추정된다. 서쪽과 남쪽 전망은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북쪽과 동쪽으로 남강이 물돌이동을 이루며 유유히 흘러간다. 시원하면서도 아늑한 남강 풍경이 오랫동안 시선을 묶어 둔다. 물안개가 깔리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하면서 다음을 기약한다.

청곡사와 금호지

월아산이 진주 명산으로 사랑받는 데는 천년 고찰 청곡사와 수려한 경관을 가진 금호지도 큰 역할을 한다.

월아산 아래 자리 잡은 청곡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8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도선국사가 남강변에서 청학을 발견하고 뒤따라 왔는데 월아산 아래에 앉았다고 한다. 도선국사는 그 자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충만한 것을 보고 절을 세웠다고 전한다.

청곡사로 가는 길에 사리탑이 줄 지어 서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월아산 장군대봉에 이른다. /유은상 기자

이후 청곡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면서 광해군 4년(1612년)에 중건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은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청곡사 불교문화박물관에 소장된 국보 제302호 영산괘불탱도 유명하다. 불화승 의겸 등이 제작한 이 괘불은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를 인자하게 표현했다. 청곡사 주변은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있고 절 뒤편에 야생 차나무가 자생하면서 여름철 피서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금호지는 국사봉 줄기 아래에 있다. 둘레가 5㎞에 이르는 저수지는 신라 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호지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하고 있다. 옛날 청룡과 황룡이 싸우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한 장사가 용을 향해 싸우지 말라고 고함을 질렀다. 고함에 놀란 청룡이 장사를 바라보는 순간 황룡이 비수를 찔렀다고 한다. 청룡은 곧장 땅에 떨어졌고 그때 꼬리에 맞아 움푹 팬 자리가 못이 됐다는 것이다.

이후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월아산에 올라 금호지 청룡에게 기우제를 지냈다.

금호지는 지금도 울창한 송림과 벚나무에 둘러싸여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특히 월아산이 토해낸 달이 못에 담기는 장면은 '아산토월(牙山吐月)'이라 해 진주 12경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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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지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시거나 제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010-2881-6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