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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오리발만 있으면 마린보이·마린걸

[인턴이 간다] (12) 프리다이빙 세계로 빠져볼까요
자신의 숨만으로 잠수, 계곡·바다 어디든 가능
LEVEL 1∼4까지 교육, 레벨 2 땐 수심 8m 즐겨
2인 1조 '버디 시스템'위기 땐 빠른 대처 장점

유희진 인턴기자 jin@idomin.com 2017년 09월 01일 금요일

전 세계적으로 20, 30대를 중심으로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란 간결한 생활을 통해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취미나 여행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으로 남다른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희소성, 이로 말미암은 성취감은 지친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프리다이빙'도 그중 하나다. 마스크와 오리발만으로 인어처럼 유유히 바다를 누빌 수 있는 해양스포츠다. 최근 통영에서 국내 처음으로 프리다이빙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대회를 주최한 '더블케이' 강성훈(32) 대표를 만나 아직은 생소한 프리다이빙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는 프리다이빙을 가르치는 프리다이빙센터 경남센터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프리다이빙이란 자신의 숨만으로 다이빙과 잠수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면에서 '스쿠버다이빙'과 비슷하지만 공기통이 없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마스크만 있으면 계곡, 바다 어디든 할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보다 몸이 가벼워 수중에서 훨씬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하지만 깊은 수심에 들어가려면 숨을 오래 참는 등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강 대표는 '이퀄라이징(압력 평형)' 연습을 강조했다.

"물에 들어가면 마치 비행기가 이륙할 때처럼 귀가 먹먹해집니다. 보일러의 법칙 때문인데, 물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인체가 받는 압력(수압)은 커지지만 인체 내부의 공기 부피는 일정한 비율로 작아지죠. 그래서 압착이 일어나게 되며, 고막이 말려 들어가 아픕니다. 이때 코를 흥, 하면서 귀에 공기를 불어넣으면 말려 들어온 고막이 다시 밀려나갑니다. 이걸 연속해서 반복해주는 것이 이퀄라이징이죠."

프리다이빙의 역사는 40년 정도로 스쿠버다이빙에 비해 짧은 편이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도 대략 7년밖에 되지 않았다. 2013년 SBS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이 프리다이빙 한 것이 방송되며 인지도가 늘긴 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프리다이버는 1000명 정도로 파악된다.

설사 프리다이빙을 아는 사람이라도 섣불리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숨을 오래 참는 것에서 지레 겁을 먹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누구든지 기량은 비슷하다, 교육을 받으면 3분 정도 숨은 참을 수 있다"며 "열정, 도전정신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프리다이빙을 통해 자기 신체를 잘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다이빙을 하면 알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 맥박이 느려지거나 손끝과 발끝에 있는 피들이 주 장기로 모여 손발이 저리기도 하다. 이런 경험으로 내 신체가 물속에서는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다."

현재 경남에서 활동하는 프리다이빙 강사는 강 대표를 포함해 10~13명 정도다. 전국에는 110명 정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주에서 활동하는 스쿠버다이빙 강사만 100명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적은 편이다. 프리다이빙은 강사 과정을 제외하고 레벨 1~4까지 교육이 있다. 레벨 1은 하루 코스로 수영장 연습이 전부다. 하지만 레벨 2 이상부터는 이수 조건을 갖춰야만 다음 레벨로 넘어갈 수 있다. 레벨 2는 숨을 2분 이상 참아야 하고, 해양에서 수심 16m를 찍고 올라올 수 있어야 한다. 레벨 3부터는 공기통을 매더라도 힘든 조건에서 진행하기에 성공하면 자격증이 나온다. 일반인들은 보통 레벨 2 정도까지 배운다. 이 정도 배웠다면 가까운 바다에서 수심 8m까지는 즐기며 다이빙할 수 있다.

경남에서 기초훈련을 할 만한 곳은 창원실내수영장밖에 없다. 통영에도 수영장이 있지만 지하수라서 수온이 낮고 규모가 작아 찾는 사람이 없다. 바다에서 하는 교육은 10월 말까지 하는데, 경남에서는 남해 독일마을 앞바다와 통영 욕지도를 주로 찾는다. 가장 수온이 낮은 1월부터 3월까지는 필리핀, 사이판 등 외국으로 가기도 한다.

보통 한 번 교육하는데 4~5명이 참여한다.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 직장인이 가장 많다. 대체로 남들과 다른 특이한 취미를 갖고 싶어서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끔 70대 할아버지도 있고, 해군 UDT나 특전사 같은 곳에 지원하려고 배우는 이도 있다.

강 대표는 프리다이빙이 공기통 없이 오로지 자신의 숨만 믿고 깊은 바다를 들어가야 하기에 스쿠버다이빙보다 위험할 거라는 오해도 종종 받는다고 했다. 일단 프리다이빙은 반드시 2명이 짝을 이루는 '버디 시스템'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수중 졸도 등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특히 다이버들이 제일 조심해야 하는 감압병(일명 잠수병)은 프리다이빙과 큰 관련이 없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수중에서 호흡을 하는 게 아니라 숨을 참고 들어가기 때문에 폐가 늘었다가 줄었다 하는 변화만 있을 뿐이어서다. 세계적인 프리다이빙 협회 자료를 봐도 아직 프리다이빙으로 감압병에 걸렸다는 경우는 없다고 강 대표는 덧붙였다.

"프리다이빙의 잠수와 비슷한 제주도 해녀들을 보면 감압병이 있는 일도 있어요. 그분들은 하루에 6시간 이상씩 물질을 하면서 엄청난 횟수로 다이빙을 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보면 아예 감압병이 없다고는 못하겠네요. 그래서 깊은 수심을 들어갔다 온 프리다이버들은 본인의 건강을 위해 병원에서 감압 체임버를 2~3시간씩 하기도 합니다."

지난달 19일 '제1회 더블케이 프리다이빙 대회-프리다이빙 815'가 통영시 욕지면 유동 어촌체험마을에서 이틀 동안 열렸다. 실제 바다에서 열린 프라다이빙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었다. 강사뿐 아니라 기량이 뛰어난 일반인 등 40명이 참가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 매년 같은 장소에서 대회를 열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통영 욕지도만큼 수심이 깊고 시야가 좋은 데가 없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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