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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눈]류근창과 경찰노조의 꿈

'폴네티앙' 회장 맡으며 '인권경찰' 앞장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경찰개혁' 기대

민병욱 시민사회부 차장 min@idomin.com 2017년 09월 13일 수요일

"뭐 하려고 그리 운동을 열심히 하십니꺼?"

"그래도 명색이 경찰인데, 신고받고 출동했을 때 시민들에게 깔끔하고 듬직한 모습 보여드리려고 예."

불쑥 류근창 경위와 마산 창동 어느 술집에서 7~8년 전 나누었던 이야기 한 대목이 생각났다. 류 경위를 알게 된 건 마산중부경찰서를 맡게 되고 나서부터다. 그는 가는 자리마다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었고,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라 동료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인정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류 경위는 지난 7월 경남지방경찰청을 떠나 현재 함안경찰서에서 일하고 있다.

나도 어떻게 하다 보니 마산중부경찰서-창원중부경찰서-경남지방경찰청 등 3년 넘게 경찰 직원들과 '어울렁 더울렁' 더불어 지내는 중이다. 사정이 좀 나아졌다고는 하나, 상당수 시민 머릿속에는 여전히 경찰 이미지는 부정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찰밥 3년' 경험치로 읊어보자면, 경찰에 대해 그리 나쁜 선입견만 품을 일은 아닌 것 같다.

현재 전국 252개 경찰서에 근무하는 직원은 11만 7800여 명이다. 경남에도 23개 경찰서에 6617명이 일하고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투박하면서도 은근히 잔정 많았던 형사과 직원들, 섬세하면서도 다정했던 학교폭력 담당 직원들이 생각난다. 어느 누군가는 오늘도 '112상황실'에서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지만, 이른바 권력 턱밑에 붙어사는 경찰 직원은 정말 한 줌도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 밖에도 경찰과 관련해서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많다. 주 40시간, 그러니까 분명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점심시간 1시간 포함) 근무해야 하지만, 경찰 직원 대부분은 오전 8시 전후로 출근해서 오후 6시를 훌쩍 넘어서 퇴근한다. 매주 4~5일마다 돌아오는 당직, 제대로 계산되지 않는 초과근무, 실적 위주로 경찰서, 부서별로 등수를 매기는 게 아직 이해가 잘 안 된다. 그러나 내부 문제는 내부 사람이 가장 잘 아는 법 아니겠는가. 안에서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니 밖에서 뭐라 떠들기도 그렇다.

요즘 류 경위는 바쁘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 회장을 맡으면서 '인권경찰 실현을 위한 경찰개혁'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경찰개혁 제안 자료는 지난 8월 31일 경찰개혁위원회에 제출됐다. 제안 자료 맨 앞자리에는 경찰노조가 있었다. '아, 경찰노조! 그래, 이 사람들도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내 이웃이고, 똑같은 시민일 뿐이지. 일하는 사람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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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노조가 분명히 '만능열쇠'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 불만과 고충,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있고 없고는 '천양지차'라고 생각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도 중요하지만, 경찰들이 모여 노조를 만들고 중립 방안을 모색하는 부분도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본다. '제복입은 시민' '경찰노조' 류근창의 꿈은 이뤄질까. 건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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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욱 기자

    • 민병욱 기자
  • 2017년 7월 17일부터 경남경찰청, 검찰, 법원, 진해 맡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보도자료, 구독신청 등등 대환영입니다. 010-5159-9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