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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보교육 3년 평가 '관성에 묶인 의지'

경남교육연대, 추진현황 평가…'기존 체제-새 가치 충돌'진단
지역공동체 자발적 개혁 강조

이혜영 기자 lhy@idomin.com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경남지역 14개 교육·학부모단체로 구성된 경남교육연대는 박종훈 교육감이 재임한 지난 3년간 진보교육이 전반적으로 방향은 느껴졌지만 정책 철학은 와 닿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책 추진 방향과 목적, 내용과 실적, 주요 성과와 변화에서 학생을 주체로 내세웠는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3년간 경남 교육을 평가하고 경남에서의 진보교육을 전망하는 토론회가 15일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경남교육연대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진영욱 경남교육연대 대변인이 '희망경남네트워크 정책 협약 이행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고영남 인제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경남에서의 진보교육을 전망하다'는 주제 토론을 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지난 3년간 정책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성과를 학생·교사·학부모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어 교육청이라는 '찻잔 속의 태풍'인지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 대변인은 "경남도교육청은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펼쳤지만 말 그대로 펼치기에 그치고 현장 침투력이 약하다"며 "교육자치가 가능할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너무 많은 것을 '학교 자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학교에 맡겨 기존의 학교 내 의사결정방식이 유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연히 변화를 가장 느끼지 못하는 단위는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또 "의지가 관성을 이기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기존 교육청 체제 내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을 억지로 시행하려 했기 때문에 기존 체제 내에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갇혀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학교의 4%에 그친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 운영, 중학교 1학년에 못 박힌 자유학기제, 시도조차 안 된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을 사례로 들었다.

진보교육감 3년에 대한 평가를 마중물 삼아 2018년 이후 진보교육감이 아닌, 진보교육의 가능성을 전망하고자 나선 고 교수 역시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다.

고 교수는 "4년 전 진보교육감 대거 당선은 진보교육의 완성 자체로 인식되지만 이는 필요한 하나의 요소일 뿐, 결코 충분조건이 아니다"며 "경남에서 정치적 견해와 교육 관점이 크게 다른 도의회 구성 때문에 지난 3년간 진보교육감의 교육 철학과 정책이 제대로 구현될 수 없었다"고 짚었다.

이러한 정치적 지형에도 경남 진보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학교 민주주의 구현'을 꼽았다.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를 예로 든 고 교수는 학교민주주의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추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교사와 지역공동체가 자발적이고 개혁적으로 중심을 이뤄야 하지만, 현재 경남의 행복학교를 성찰할 때 여전히 중심은 교육청과 관료다. 행복학교는 교육감의 기획이고 시범사업일 뿐이고, 교사는 자신이 원하는 행복학교에 배치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교육공동체가 형성되다가도 학교장 권력 작용에 밀리거나 눌리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9시 등교정책 역시 박종훈 교육감 개인의 지지 입장을 떠나 "이를 행정명령으로 할 생각이 없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로 추진한다면서 학교민주주의를 고민하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 자율보다 교사와 학생, 지역사회와 충분한 토론을 통해 9시 등교정책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면 인권과 민주주의가 모두 관철되는 사례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 정부 교육정책 등 교육 정세를 고려할 때 진보교육진영에 주어진 시간은 '1+4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1년'은 교육 자치의 새로운 가치를 실천적으로 의제화하는 데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고, '4년'은 교육공공성과 학교민주주의, 사회 속의 교육자치의 대략적 얼개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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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 이혜영 기자
  •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055-278-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