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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학년 으뜸]고구마 캐는 날

제18회 경남 어린이 글쓰기 큰잔치 수상작

박예은 (밀양 상남초 6년) webmaster@idomin.com 2017년 12월 07일 목요일

집 앞 골목을 벗어나면 넓은 들판에 우리 밭이 있다. 요즘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고구마를 캐는 날이면 학교를 마치고 빨리빨리 와서 나는 자전거를 타고 엄마에게 물배달을 간다. 우리집 고구마가 맛있다고 주문이 많이 들어와서 엄마는 엄청 분주하시다. 물배달을 갔다가 바쁜 엄마를 보고 나는 팔을 걷어붙였다. 고구마 순이랑 비닐을 벗기고 호미로 흙을 파면서 상처나지 않게 고구마를 캤다. 호미질을 몇 번 하면 자주색 고구마가 머리를 내민다. 상처가 나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니 조심조심 캐야 한다. 캐면 캘수록 주먹 두 개 만한 고구마가 탐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한 상자를 캐고 나니 이마에 땀이 흐르고 허리가 굽어지는 느낌이다. 엄마를 보니 멀리서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캐고 계신다. 엄마 뒤에는 고구마가 수북히 쌓였다.

'저것들을 모두 주워서 담아야지'

일을 하니까 자꾸 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 박스를 가져와서 팔 수 있을 만큼의 모양이 예쁘고 크기가 좋은 것들을 골라 차곡차곡 담았다. 저울에 올려서 5키로가 나가야 하는데 고민이 되었다. 정확하게 무게가 맞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내 생각에는 키로를 더 많이 넣으면 사는 사람이 좋을 것인데 엄마의 노동을 생각하면 무게를 넘기는 것이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엄마께 물어보기로 했다.

"엄마, 무게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으면 어떡해요?"

엄마가 큰 소리로

"무게가 모자라면 안된대이! 제대로 맞춰야 한대이!"

그래서 나는 저울을 어느 정도는 넘어가도 마음이 편했다. 사람들이 우리 고구마를 많이 먹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또 내가 조금 더 주려는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

일은 아직 많이 남았는데 벌써 땅거미가 진다. 서둘러 정리를 했다. 박스가 엄마 차에 가득 실렸다.

"한 10박스는 되려나?"

웃으시며 땀을 닦으시는 엄마를 보면 내가 조금 더 고구마를 많이 캐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일할 때는 더 열심히 해서 엄마를 많이 도와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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