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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맛집]진주 평거동 어촌횟집

상 위에 펼쳐진 19년 칼질 내공
싱싱한 활어회·맛깔난 곁들이 '가성비 갑'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8년 01월 16일 화요일

회는 취향 따라 가는 곳이, 먹는 법이 제각각인 음식일 것이다. 그래서 횟집을 선택하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 아주 간단하게 분류를 하자면 숙성을 먹느냐 활어회를 맛보느냐, 횟집을 가느냐 초장집을 택하느냐, 곁들이 음식(스키다시)이 푸짐한 곳이 좋으냐 회를 중심으로 먹고 오느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진주 '어촌횟집'은 싱싱한 활어회를 고급스러운 밑반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은 횟집이다.

"산청 출신이 돼지고기를 안 팔고 물고기 장사를 한다고, 촌놈 치고는 회 썰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고 말해주니 칭찬이지예."

이을규(47) 주인장은 20년 가까이 생선을 만졌다. 1990년대 중반까지 진주 자동차 회사에서 일했다. 그러다 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는 월급쟁이 대신 자영업을 택했다. 아내 박정순(46) 씨와 장어와 오징어, 전어를 중심으로 회를 파는 가게를 냈다. 1999년이었다.

매운탕 /이미지 기자

"기술이 없어서…. 새벽까지 장사를 하며 야식 장사로 승부를 냈습니더. 독학으로 회를 떴지예. 1년, 2년 지나다 보니 어느새 본업이 됐습니더."

그는 12년 전 평거동으로 가게를 옮겨 어촌횟집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휴일 없이 손님을 맞았다. 한명 한명 단골이 생겼고 지금은 이들로 운영되는 횟집이 됐다. 이 씨는 단골의 농담을 허투루 듣지 않는다.

"어느 날 한 형님께서 '맛있으니 내가 먹으러 오기는 참 좋은데 누구를 모셔와 밥을 대접하기는 참 애매하다'고 말씀하시데예. 아차 싶었죠."

그는 포장마차 같은 횟집을 전격 고쳤다. 신발을 벗고 앉는 좌식형 식당으로 만들고 손님들이 오붓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방을 냈다.

▲ 진주 어촌횟집 모둠회. 농어와 광어, 감성돔, 농어 뱃살, 광어 지느러미가 접시 위에 펼쳐져 있다. /이미지 기자

이 씨는 이것저것 요구가 많은 손님이 참 좋단다.

"수족관을 보고 먹고 싶은 어종을 고르고, 회를 두껍게 썰어 달라 말하고, 매운탕은 맵게 해달라처럼 자신의 취향을 알려주는 손님이 참 좋습니더. 그래야 잘 먹고 가는거지예."

모둠회(소)를 주문하고 주인장의 취향을 마음껏 살려달라고 했다.

미역국과 샐러드 등 애피타이저로 즐길 수 있는 밑반찬이 한 상 차려졌다. 오징어초무침, 해물찜, 달걀찜, 해파리냉채, 복껍질 양파절임 등 가짓수가 10개 정도다. 이어 회와 해물 모둠이 나온다. 겨울철에 맛난 어종이 다 모였다. 삼천포 경매장을 통해 들여온 농어와 광어, 감성돔, 농어 뱃살, 광어 지느러미가 만개한 꽃처럼 펼쳐져 있다. 부드러운 광어, 탱탱한 감성돔, 쫄깃함이 제대로 살아있는 농어 뱃살까지 다들 물이 제대로 올랐다. 약간 새콤한 초장에도, 은은한 간장 향이 일품인 소스에 찍어 먹어도 잘 어울린다.

또 개불과 해삼, 굴, 멍게, 삶은 문어가 한 접시에 담겨 있다. 회를 시키면 다 준단다. 달곰하면서 짭조름한 멍게와 씹을수록 고소한 개불이 입맛을 확 당겼다.

회를 즐기고 있으면 밑반찬이 계속 들어온다. 밑반찬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메인 메뉴 급이다. 곁들이 음식으로 명태찜과 호박지짐, 볼락구이, 새우튀김이 줄지어 나왔다. 이 가운데 반주를 부르는 명태찜은 손님들이 아주 좋아하는 메뉴다. 한 마리 통째로 감칠맛 도는 양념장을 입었다. 명태 특유의 맛이 살아있다.

마지막으로 깔끔한 매운탕에 공깃밥 하나 뚝딱 비우니 '참 잘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두 명이서 모둠회(소)를 먹었으니 두당 2만 원대다. 인정없이 계산적으로 따져보니 더 만족스럽다. 횟집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아도 딱 좋겠다.

해물 모둠 /이미지 기자

그는 겨울에도 항상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야 하는 일이지만 추워야 회가 잘 팔리니 어깨가 절로 펴진다고 했다.

"꼭 해주고픈 말이 있습니더. 창업을 하는 분들은 어떻게 해서든 사계절은 버티라고예. 횟집도 여름에는 안돼예. 다가오는 가을, 겨울이 있기에 버티지예. 너무 쉽게 포기하면 안됩니더. 어느 업종이건 잘될 때가 있어예. 버틸 수 있을 때 시작하이소."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는 게 장사라고 말하는 그는 오늘도 힘차게 회칼을 닦는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모둠회(소) 5만 원 △모둠자연산(소) 7만 원 △사장님스페셜 10만 원 △매운탕(회 먹은 후) 3000원

◇위치 : 진주시 신평공원길 25번길 8-15(평거동 775-19)

◇전화 : 055-746-7455

경남도민일보 '경남맛집'은 취재 시 음식값을 모두 지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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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