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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생이 간다]창동예술촌과 도시재생

골목길 흐르는 예술바람발길 계속 붙잡진 못해…

안지산 강소미 김혜주 webmaster@idomin.com 2018년 01월 23일 화요일

지난주 실습생들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창동예술촌을 둘러봤습니다. 도내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꼽히는 곳이죠. 다들 진주 지역 대학생이라 창동예술촌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기사들을 미리 읽어보도록 했습니다. 20대 실습생들이 눈에 담은 창동예술촌의 도시재생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보시지요.

◇옛 시대의 향수가 희미하게 남은 곳

옛 마산의 문화, 예술 중심지로 명성을 날렸던 창동과 오동동이 근래 도시재생사업으로 재탄생했다. 예술촌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벽화에 드문드문 그려진 태극기를 볼 기회가 잦았다. 우리는 이곳에 태극기가 많은 이유를 나름으로 생각해 봤다. 해답은 벽화 아래 있었다. 창동은 민주화 역사에 길이 남은 3·15 의거, 10·18 부마 민주 항쟁, 6월 항쟁의 격전지였다. 나고 자란 지역의 역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지를 탓하면서도 한편으로 민주 성지를 두 눈으로 직접 만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창동예술촌을 둘러보는 실습생들.

동행한 이서후 선배는 골목 건물들의 역사에 대해 짚어주셨다. 사전에 알아본 창동예술촌의 이야기와 잘 들어맞았다. IMF(외환위기)를 맞이함과 동시에 지지 않는 태양 같았던 창동 점포의 조명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하고 가게 셔터가 내려가는 시간이 앞당겨졌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으로 새 변화를 맞이한 창동 거리는 활기를 찾았고 마산을 대표하는 문화와 예술의 거리라는 옛 명성을 되찾았다. 도시재생 사업은 흔히 생각하면 재개발과 그 의미를 혼동하기 쉽다. 지역민의 삶과 일터를 앗아간다는 개념보다 낡은 시설을 정비하고, 새롭게 디자인하면서 지역의 부흥과 함께 살아가는 사업이다. 하지만, 도시재생 사업의 순기능만큼 부작용도 드문드문 보였다.

기대했던 부림시장 청춘바보몰은 실망스럽게도 휑했다. 가게를 맡던 청년 상인들은 가게를 떠났다고 한다. 접근성이나 불리한 입지조건 등이 고객을 끌어당기지 못했다고 분석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창동예술촌 한 바퀴를 마치고 전통시장 근처 옛 다방을 고친 카페에 가서 마시는 세련된 차는 달콤했다. 이렇게 옛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할 수 있는 창동예술촌에는 도시재생 사업이 앗아갈 수 없는 시대의 향수가 아직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아기자기한 창동예술촌 골목.

/실습생 안지산(경상대 4)

◇더 특색 있고 재밌는 곳이었으면

창동은 한때 경남에서 상권이 가장 번성한 곳으로 '경남의 명동'으로 불리며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였지만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몰락했다. 신도시 창원으로 인구가 이동했고, 창동 주변에 들어선 대형 백화점이 상권 붕괴를 가속화했다. 시민극장, 강남극장 등 주변의 극장이 문을 닫은 것도 한몫 거들었다. 문화와 낭만의 거리 창동은 생기를 잃고 아사 직전 상태로 남았다.

2011년부터 정부와 창원시는 노후화된 상권을 재생하기 위한 사업에 수백억을 쏟아 부었다. 창동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정부, 창원시의 노력에 더불어 창동 거리를 살린 일등공신은 예술가들이었다. 창동예술촌의 거리는 수많은 조형물과 벽화로 이루어져 있었다. 거리의 상가 또한 향초, 액세서리, 조각 등 각종 공예품과 예술품을 만드는 공방들로 가득 차 있었다. 또한, 사진, 그림, 조각 등 각종 예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예술촌'의 명칭에 걸맞은 분위기였다.

창동예술촌 곳곳을 둘러본 후 쉬어가려고 한 카페를 찾았다. 카페는 의자부터 메뉴판까지 주인이 발품을 팔아 모았다는 예스러운 물건들로 가득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특색 있었지만 최근 인기있는 카페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낮은 테이블에 불편한 의자까지 편한 자리는 아니었다. 실습생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아저씨 손님이 혼자 들어왔다. 젊은이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모습에 당황하시더니 다음에 온다는 말을 남기고 가게를 떠났다. 아무래도 다방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오신 것 같았다. 카페 입구에서부터 빛바랜 간판에 다방이라는 명칭까지 깜빡 속을 만했다.

도시 재생 사업으로 동네 상권을 살린 것은 칭찬할 일이지만 유지 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한 번 두 번 찾을 만큼의 매력은 있었지만 계속해서 찾을 만한 공간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았다.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젊은이들의 거리와 다르지 않았다. 조금 더 특색 있고 재미있는 생각들로 창동예술촌의 전통이 이어졌으면 한다.

/실습생 강소미(경상대 2)

◇매력 있고 아기자기하지만, 무언가 어수선한

창동예술촌은 50~60년대 마산의 문화예술 중심지였던 창동과 오동동 일대를 원도심 재생사업을 통해 탈바꿈시킨 곳이다.

창동예술촌은 마산예술흔적, 에꼴드창동, 문신예술골목 등 크게 3가지 테마길로 나누어져 있다. 마산예술흔적은 1950~80년대 골목 모습을 복원하여 추억거리들을 재현한 곳이다. 문신예술골목은 조각가 문신 선생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한 곳이며 에꼴드창동은 예술인들과 예술상인들의 창작공간 겸 상업 골목이다.

'예술촌'이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기대를 안고 갔다. 창동예술촌의 첫인상은 진주 시내와 비슷한데 골목 곳곳에 뭔가 숨겨져 있는 느낌이었다. 복합 문화공간인 에스빠스 리좀에 들렀다. 프랑스어로 공간을 의미하는 '에스빠스'와 '땅속으로 뻗어나가는 뿌리줄기'를 의미하는 '리좀'을 합친 이곳은 공간이 지닌 역할과 속성을 드러낸다. 영화도 상영하고 작은 갤러리도 있으며 제일 위층은 게스트하우스였다. 다른 세 공간이 한곳에 합쳐져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에스빠스 리좀을 나와 거리를 걸어보니 평소 보기 어려운 다양한 공방들이 옹기종기 모여 거리를 이루고 있었다. 아담한 정원 같은 카페부터 빨갛게 칠해진 옷가게까지 자신만의 특색이 있어 걸어다니며 둘러보기 좋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통일감이 없고 곳곳에 노후화된 가게가 있어 어수선해 보였다.

창동예술촌 내 복합문화공간 에스빠스 리좀을 찾은 실습생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청춘바보몰 먹거리타운이었다. 전통시장 청년 지원 사업이었던 바보몰은 1년 만에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았다. 실제로 가보니 공기가 눅눅했다. 이곳에서 가게를 계속 운영했다고 해도 음식을 먹을 공간이 굉장히 불편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동예술촌은 벽화와 예술공간이 어우러진 점에서는 매력적인 곳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지속적인 방문을 기대하기는 다소 부족한 것 같았다.

/실습생 김혜주(경상대 2)

※ 지난주를 끝으로 강소미, 김혜주 학생은 실습 기간이 끝났습니다. 안지산 학생은 4주가 더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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