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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윤택 파문' 연희단거리패 떠난 김해 도요창작스튜디오

도심과 떨어진 숙소·연습공간 지난 일 감추듯 깊은 정적만
이윤택, 이곳서 출판사 등 운영도
문화예술계 '미투' 잇따르자 김해시, 위탁계약 해지·활용 고민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8년 02월 22일 목요일

20일 오후 김해시 생림면 도요마을 내 도요창작스튜디오는 적막만 가득했다. 이곳은 연희단거리패가 숙소와 연습 장소로 쓰던 곳이다. 이윤택 연출가가 경남 지역에 마지막으로 마련한 창작 공간이다.

정문을 들어서자 너른 마당에 정리하다 만 듯 무대 세트가 널브러져 있었다. 낯선 기색에 커다란 흰 개 세 마리가 짖어댔다. 파란 승용차 한 대가 주차돼 있고, 숙소로 보이는 배우의 집은 문도 열려 있었지만 인기척은 없었다.

연희단거리패가 숙소와 연습장으로 쓰던 김해 도요창작스튜디오 모습. /이서후 기자

도요창작스튜디오는 도요마을에 있던 이작초등학교 도요분교 자리에 1999년 김해예술창작스튜디오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원래는 김해 지역 예술인들이 창작 공간 등으로 썼었다. 하지만, 마을이 도심과 많이 떨어져 있기에 접근성 문제로 그렇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김해시는 밀양연극촌에 깃들어 있던 연희단거리패에 공간 운영을 제안했다. 밀양연극촌이 유명해져 사람들이 많이 찾았기에 마침 극단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2009년 8월부터 연희단거리패가 수탁해 최근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극단은 이곳을 도요창작스튜디오라 부르며 숙소와 연습장소로 쓰기 시작했다.

이윤택 연출가는 이곳에서 배우 훈련을 하는 것 외에도 도요가족극장을 만들어 공연도 하고, 도서출판 도요라는 출판사도 운영했으며, 도요나루도서관, 한국브레히트연극연구소도 만들어 활용했다. 또 지난해까지 매년 도요마을에서 연희단거리패 주최로 강변축제도 진행했다.

도요창작스튜디오 너른 마당에 무대 세트가 널브러져 있다. /이서후 기자

그동안 김해시는 도요창작스튜디오에 상하수도 요금, 전기 요금 등 공공요금을 전부 내줬다. 또 매년 강변축제 행사보조금으로 2000만 원 정도를 지원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에는 연극체험 프로그램 진행비로 1500만 원을 추가했다.

김해시가 도요창작스튜디오와 맺은 위탁 계약은 내년 3월까지다. 하지만, 이윤택 연출가 성폭력 폭로가 이어지자 김해시가 20일 해지를 통고했다.

도요창작스튜디오 터는 경남도교육청 소유로 김해시는 매년 도교육청과 사용 계약을 맺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공간 관리는 소유권자인 도교육청으로 넘어간다. 김해시는 일단 도교육청과 활용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다.

이윤택 연출가가 사비를 털어 김해 도요마을에 마련한 예술촌 도요림. 이윤택 문패가 걸려 있다. /이서후 기자

도요창작스튜디오 외에 도요마을에는 이윤택 연출가가 사비를 털어 예술촌 개념으로 만든 '도요림'이란 생활·문화공간도 있다. 주택 건물 3동으로 이뤄진 곳이다. 극단 관계자 외에 시인 등 다른 분야 창작자들도 기거하던 곳이다. 이곳도 들러보니 한창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던 듯, 공사용 자재 더미가 마당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인기척은 없었다. 1층의 독립된 작은 방 입구에 한자로 '이윤택'이란 문패만 선명했다. 이윤택 연출가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연희단거리패 명의의 모든 공간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해시는 20일 연희단거리패 쪽에 도요창작스튜디오 위탁 운영 계약 해지를 통고했다. 이렇게 밀양연극촌에 이어 이윤택 연출가와 연희단거리패가 경남 지역에 마련했던 창작 근거지가 모두 정리된 셈이다.

도요창작스튜디오 내에 있는 '배우의 집' 전경.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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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