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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도 마니아도 들썩들썩…이것이 재즈의 '참맛'이다

경남도민일보 주최 삼색재즈콘서트 리뷰
국내 재즈계 신예 3팀
열정적 연주로 감동 선사
"지역서 흔치 않은 공연"
관객 잇따라 재관람 기약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8년 04월 16일 월요일

역시 재즈는 라이브다. 귀로 듣기보다 온몸으로 느끼는 리듬과 선율이야말로 재즈의 진정한 매력이다. 경남도민일보가 매년 주최하는 삼색재즈콘서트가 초등학생에서 나이 지긋한 어른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13일 3·15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9회 행사에서도 참신한 젊은 재즈 연주자들의 열정적인 연주가 훌륭한 공연장을 만나 관객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다. 관객들도 연주자들도 만족한 공연이었다.

◇다시 찾은 관객들

장병현(52·창원시) 씨는 지난해 콘서트에 왔다가 대만족해 올해 다시 찾았다고 했다.

"작년에는 누가 초대권을 줘서 왔어요. 재즈 연주를 처음 접했는데, 아주 좋더라고요."

그렇게 재즈의 맛을 알아버린 장 씨는 영화 <라라랜드>를 통해 재즈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었다. 지난해는 혼자 왔지만, 올해는 두 딸에게도 재즈를 들려주려고 같이 데리고 왔단다. 장 씨는 콘서트 내내 선율에 몸을 맡긴 듯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이번이 일곱 번째 참석이라는 유선영(42·창원시) 씨는 해마다 삼색재즈콘서트가 열리길 손꼽아 기다린다.

"매년 언제 하는지 기다리다가 공지가 뜨면 바로 신청해요. 이번에도 신문을 펼쳤는데 광고가 보이기에 바로 신청했어요. 지역에서 이 정도 재즈 공연을 볼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13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9회 삼색재즈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이한얼 트리오 공연 모습./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한국 재즈 최전선' 만끽

공연은 삼색재즈콘서트와 함께 40대를 지나 50대로 접어든 재즈 비평가 김현준의 원숙한 해설로 시작됐다. 이한얼 트리오, 재즈 보컬 이지민, 남유선 퀸텟은 세션을 포함해 모두가 우리나라 재즈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연주자들이다. 당연히 이전 세대 연주와 온도 차이가 있다. 익숙한 정통 재즈 선율이 아니기에 낯설기는 했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이날 관객들은 현재 한국 재즈 최전선에 있는 연주곡들을 듣는 호사를 누린 셈이다. 1회부터 꾸준히 참석한 재즈광이라면 한국 재즈의 변화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을 테다.

재즈 연주는 크게 헤드 - 솔로 - 헤드로 진행된다. 간단하게 헤드는 악보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고 솔로는 연주자가 악보 코드에 맞춰 즉흥적으로 연주를 하는 일이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콘트라베이스, 드럼, 피아노, 색소폰 등 세션 연주자들의 솔로가 돋보였다. 과연 우리나라 정상 수준의 젊은 연주자들이라 할 만했다. 이에 관객들은 솔로 부분이 끝날 때마다 큰 박수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보컬 이지민의 스캣(scat, 가사 대신 별다른 의미가 없는 소리만으로 노래하는 일)도 독특한 매력을 선뵀다. 재즈에서는 보컬 역시 훌륭한 악기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올해는 연주 배경으로 무대 스크린에 영상이 흘러나왔다. 들판에 조용히 눈이 내리는 장면과 함께한 이한얼의 피아노, 철도 레일을 따라 경쾌하게 달리던 남유선의 색소폰 연주는 잠시나마 마치 영상 속 장소에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13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9회 삼색재즈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재즈보컬 이지민 공연 모습./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관객 "정상급 연주 만족"

삼색재즈콘서트가 처음이라는 박일현(51·창원시) 씨는 재즈라 해서 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신나게 즐겼다고 했다. 모든 연주가 좋았지만, 특히 이한얼 씨 연주가 인상에 남더란다. 피아노 연주가 그렇게 감동적일 수가 없었다. 연주자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팸플릿 소개가 너무 간단해서 아쉬웠다고.

"올해는 초대권을 받아 솔직히 별생각 없이 참석했어요. 그런데 아주 좋네요. 내년부터는 언제 하는지 꼭 알아뒀다가 직접 신청할 거에요."

창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여은상(50) 씨는 재즈 공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재즈는 왠지 클럽이나 오래된 바 같은 작은 공간에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대공연장에서 훌륭한 음향시설로 들으니 너무 좋네요."

창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팝 재즈 밴드 A-train 리더 서주완(38) 씨는 다양한 악기 편성이 좋았다고 했다. 물론 정상급 연주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단다.

"팀마다 겨울, 봄, 여름으로 주제를 준 게 맘에 들었어요. 특히 세션들이 악기도 다양하면서 다 연주를 멋지게 잘하더라고요. 팀마다 색깔이 다른 점도 즐거웠어요. 하지만, 다들 자작곡을 많이 연주해서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은 있네요."

서 씨는 특히 같은 악기라도 연주자에 따라 색깔이 달리 표현되는 것도 좋았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 콘서트에 참여한 이한얼(이한얼 트리오), 김은영(재즈 보컬 이지민 세션), 윤지희(남유선 퀸텟 세션)는 각기 개성강한 연주를 보여줬다. 이한얼 트리오의 드럼연주자 서수진과 나머지 두 팀에서 드럼을 친 송준영도 그랬다. 콘트라베이스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이한얼 트리오의 김영후, 재즈 보컬 이지민 팀의 장승호도 각기 우리나라 정상급 연주자들이다.

13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9회 삼색재즈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남유선 퀸텟 공연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연주자 "관객 매너 좋았다"

이날 연주자들도 관객들 반응에 만족한다고 했다.

"관객 매너가 참 좋았어요. 곡이 절정에 이르거나 끝나거나 해서 손뼉을 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즐기는 것 같아서 저는 오늘 공연 참 좋았습니다."

피아니스트 이한얼의 말이다.

색소포니스트 남유선 역시 관객들이 세련된 것 같다고 했다.

"저희가 다 젊은 뮤지션들이라 전형적인 재즈 연주가 아니어서 재즈에 익숙한 분들이라도 생소하실 수도 있어요. 그리고 한국 관객들은 음악이 좋아도 속으로만 즐기고 적극적으로 잘 표현하지 않아요. 하지만, 관객들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오늘 오신 분들은 다들 저희 음악을 즐기고 계셨어요." 

13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9회 삼색재즈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앙코르 공연 모습./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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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