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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알못 벗어나기]홈런 비거리 어떻게 잴까?

KBO, 기록원 판단에 맡겨
측정방식에 따라 차이 커
군사용 레이더 사용하기도

이창언 기자 un@idomin.com 2018년 04월 25일 수요일

야구에서 홈런만큼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는 게 또 있을까.

수비팀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고 공격팀은 묵묵히 그리고 여유롭게 베이스를 밟는, 공격·수비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 게 홈런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환호와 한숨이 지나가면 슬며시 고개 내미는 기록도 있다. 장외를 넘어간 대형 홈런, 아슬아슬하게 펜스를 넘긴 행운의 홈런 등 홈런 비거리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비거리를 측정하게 된 계기는 뉴욕양키스 미키 맨들의 잇단 대형 홈런 때문이었다. 1953년 미키 맨틀은 172m 대형 홈런을 기록한 바 있는데 당시 줄자로 비거리를 실측했다고 하여 '테이프 메저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다른 말은 문샷. 달을 향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큰 타구라는 의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홈런 비거리 측정은 공식기록원 '직감' 비중이 높다. 한국프로야구는 각 구장 실측 자료와 펜스에 적힌 위치별 거리, 홈런타구 궤적형태 등을 토대로 5m 단위로 끊어 눈짐작으로 거리를 판정하고 있다. 반올림도 적용, 가령 123m라면 125m로, 122m면 120m로 발표한다. 날씨, 시야 등 주변 환경 영향을 받기까지 하니 '부정확'하다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닌다.

물론 이를 보완하는 장비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최초로 도입한 '트랙맨' 시스템이 그 주인공. 트랙맨은 군사용 레이더를 이용한 측정 시스템으로 공의 속도, 공의 수직·수평 변화, 발사 각도 등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아직 '정식 기록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진 않으나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타구 기록을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엿볼 수 있다.

가령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 9회 KIA 나지완이 때린 홈런 타구를 본다면, '타구 스피드 172.4㎞, 발사각도 26.6도, 체공 시간 5.6도, 비거리 134.9m 대형 홈런'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는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피트(0.3m) 단위까지 비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이유도 이 시스템 덕분이다.

직감과 첨단 장비 사이 웃지 못할 상황도 나왔다. 2015년 넥센 박병호가 목동 KT전에서 친 시즌 45호 홈런. 외야 그물망을 넘긴 타구를 두고 KBO는 135m로 발표했다.

그러나 군사용 레이더 시스템이 추적한 비거리는 무려 159m. KBO리그 역사상 최장거리포였다. 하지만 KBO가 공식적으로 측정한 거리가 아닌 만큼 박병호 공식 홈런 비거리는 여전히 135m에 머물러 있다.

한편 KBO리그 최장거리 홈런 기록은 150m로 모두 네 차례 나왔다. 1982년 당시 MBC 청룡 선수 겸 감독이었던 백인천이 OB 베어스전에서 쏜 홈런포와 1997년 당시 삼성 소속 양준혁이 롯데전에서 그린 아치가 모두 150m 판정을 받았다.

이어 2000년 OB 김동주와 2007년 롯데 이대호가 최장거리 홈런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이대호의 장외 홈런 경우는 130m와 140m로 두 차례 수정했다가, 타구 지점을 목격한 사람 증언을 토대로 구단 관계자가 직접 거리를 실측해서 나온 수치였다.

일본에서는 2005년 알렉스 카브레라(당시 세이부 라이온즈)가 비거리 180m짜리 홈런을 친 바 있다.

조금 길면 어떻고 짧으면 어떠랴. 펜스를 넘어가는 순간 온 경기장을 수놓은 짜릿함은 비거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언젠가 깨질 최장거리 홈런을 기다리는 일도 야구 묘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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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기자

    • 이창언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 출입처는 NC다이노스입니다. 생활 체육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