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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교수로서 나를 되돌아보게 된 계기

김영희 진주보건대 간호학부 교수 webmaster@idomin.com 2018년 06월 27일 수요일

나비효과를 잠시 생각해본다. 나비의 작은 날개 퍼덕임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결국은 긴 시간이 흐른 후 미국을 강타하는 토네이도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의 말처럼, 지금부터라도 날갯짓을 해보련다.

중학교 3학년 막내딸이 수학학원의 여 선생님이 나를 매우 좋아한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나만 보면 항상 웃고, 질문을 하면 나에게만 상냥하게 말씀하신다. 나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딸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서 순간 나의 강의시간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국가시험 교과목을 맡고 있으면서 주당 2시간이 부족하여 수업시간에 웃을 여력 없이 근엄하고도 숨가쁘게 수업을 진행했다. 한 학기 강의가 끝나면 강의계획서대로 수업분량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에 나혼자 만족해했다. 정작 학생들의 반응과 표정은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학생들이 지쳐서 책상에 낙지처럼 들러붙어 있어도 의연하게 수업을 쭉 진행해왔다. 정규 수업시간이 부족하여 보강을 하면서도 지금 해야 기말평가를 치를 수 있다고 나름 합리화하면서 큰 아량을 베풀 듯이 수업을 진행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정해진 분량의 내용을 수업 도중 틈틈이 시계를 봐가면서 막바지 수업에 이르게 되었다. 약 10분 정도 여유가 있어서 현장경험을 토대로 설명했고 종료시간에 맞게 진도가 끝나간다는 안도감과 이로써 한 학기가 종강한다는 속된 즐거움으로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나의 이러한 웃음과 과도한 동작에 학생들이 반응을 보이며 예상치 못한 활기찬 수업이 되었다. 학생들의 환한 미소가 이제서야 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왜 이렇게 진작 즐겁게 수업을 못했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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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한 얼굴, 국가시험 교과목이라는 허울 아래 교재 내용을 무조건 암기해야 하고 모든 게 다 중요하다고 학생들을 닦달하는 권위적인 몸짓, 수업시간에 딴짓 하는 학생들을 매섭게 노려보는 마녀의 눈빛…. 아…, 이런 모든 행위를 내가 13년 동안이나 수업시간에 해 왔음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수업에 날개를 달고 싶다. 수업에서의 작은 변화가 나와 학생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가져다줄 것 같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교수님은 나를 매우 좋아한다"고 막내딸처럼 행복해하며 말할 그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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