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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진민경 페리아 컴퍼니 전무이사

추락사고로 입원 후 완전히 바꾼 인생

이창언 기자 un@idomin.com 입력 : 2018-07-03 15:34:44 화     노출 : 2018-07-03 15:45:00 화

지난 4월 29일 국내 최대 규모 피트니스 대회에서 경남을 대표하는 몸짱이 가려졌다. KBS 창원 홀에서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대회장 강형빈·주최 페리아 컴퍼니)'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것.

피트니스 시장 저변 확대·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열린 대회에는 선수 500명, 관람객 2000여 명이 참여해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피트니스를 사랑하는 지역민들에게는 이번 대회는 하나의 축제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음악과 조명, 현수막 아래, 관람객은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대회를 주최한 페리아 컴퍼니는 지속적인 대회 개최를 계기로 지역 피트니스 산업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번 대회를 묵묵히 준비하고 지원한, 페리아 컴퍼니 진민경(32) 전무이사가 있다.

인생의 전환점

진 이사가 '피트니스'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건 불과 4년 전이다. 애초 진 이사는 집안 대대로 해온 '철강사업'을 이어받은, 청년 사업가였다. 재활용할 수 있는 고철과 폐자동차 등을 가공·정제하여 제강사에 원료로 재공급하는, 철스크랩 사업이 그의 삶 대부분을 차지했던 시절. 26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장밋빛 미래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했다. 그러다 문득, 인생을 통째로 바꿔버릴 '사고'가 일어났다.

"작업을 하다 11m에 높이에서 떨어졌어요. 하늘의 뜻인지 목숨은 건졌죠. 대신 무려 8주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지만. 병원에 가만히 누워있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사업을 하고 돈을 버는 게 내 인생 전부일지. 행복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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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민경 페리아 컴퍼니 전무이사. / 이창언 기자

'고향 부산을 떠나 중학생 시절 창원으로 넘어와 경남항공고를 졸업하고', '21살에 군 제대를 한 뒤, 일본에서 4년간 유학 생활을 하고',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 자동차 부품회사 들어가 경력을 쌓고'.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별하게 살아온 발자취와 그를 바탕으로 한 계획들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몸,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은 곧 '바뀌어야겠다'는 신념으로 이어졌다.

재활운동을 시작하면서, 팀 페리아(현 페리아 컴퍼니 자회사)를 만나면서 진 이사 생각은 확고해졌다. '피트니스'에 눈을 떴고 뜻이 통한 한 사람을 만났다.

"팀 페리아를 도맡고 있었던 강형빈 대회장을 그때 알게 됐어요. 재활운동을 하면서 틈틈이 피트니스 산업 비전을 공유하게 됐고 생각하는 지점이 상당히 유사함을 알았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다는, 피트니스·웰니스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같았죠. 강 대회장이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접하고 나선 '내가 할 일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느꼈죠."

그 후로 진 이사는 '팀 페리아 디렉터'로 변신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진 이사가 애초 꾸렸던 사업도 변화를 맞이했다. 주 거래처였던 조선소가 조선업 경기 악화로 문을 닫거나 거래량을 대폭 줄인 것. 그렇다고 진 이사는 마냥 아쉬워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자신이 선택한,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길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디렉터 진민경은 사람을 만나는 일에 힘을 쏟았다. 피트니스 산업 발전·피트니스 스타 in 창원 대회 개최와 함께할 수 있는 기업·기관장 등을 만나며 비전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구했다.

"재활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 창원에서 기업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설명하고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제조업 중심의 창원, 계획도시 창원. 물론 오래전 이곳에 터전을 잡은 40~50대 기성세대에게는 좋은 땅이죠. 하지만 젊은층은 달라요. 높은 물가, 타지역에 비해 비싼 집값, 문화·여가를 즐기기 어려운 곳. 20~30대에게 창원은 빛나는 땅이 아닌 먹고살기 어려운 곳이죠. 피트니스 대회로 그 돌파구를 찾고 싶었어요.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대회를 열어 피트니스 산업 저변을 확대하고 싶었죠. 건강하게 운동하고 즐기고.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이 새로운 문화·산업 정착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봤어요."

반대도 많았다. '당장 돈이 안 되는 일에 왜 이렇게 집착하느냐', '준비가 부족하다', '편한 길을 두고 왜 돌아가느냐'는 볼멘소리가 진 이사를 늘 따라다녔다. 본업과는 상관 없는 선택에 생활여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확신이 있었어요. 젊은 시절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이 반대하는 길일지라도 묵묵히 가다 보면 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죠. 그 길에 확신이 있다면 빛은 더 빨리 잡혔고요. 또 하나는 내 삶에 직장이 아닌 직업을 두고 싶었습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소중한 무언가를 걸지 않으면, 그걸 포기할 줄 모른다면 새로운 길은 영영 개척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동안 돈만 좇아가며 사업에만 매달려왔죠. 문득 주변을 돌아봤을 때 제게 남은 건 잃어버린 건강과 혼자가 된 기분뿐이었어요. 남들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진짜 내 삶이 필요했죠."

진 이사의 선택은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 개최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물론 아직 잘한 점보다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진 이사는 피트니스 산업 정착을 위한 첫발을 뗐다는 데 큰 의의를 뒀다. 여기에 진 이사는 이번 대회를 바탕으로 더 큰 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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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창원 홀에서 열린 피트니스 in 창원 대회 모습. /페리아 컴퍼니

페리아 컴퍼니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 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나서 진민경 이사와 강형빈 대회장은 피트니스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 '페리아 컴퍼니'를 설립했다. 팀 페리아로서는 일종의 모기업이 생긴 셈.

지난 6월 문을 연 페리아 컴퍼니는 창원 SK테크노파크에 본사를 뒀다. 창원 국가산단 중심지로 떠오른 곳에 본사를 둔 것인데 여기에는 남다른 의미도 있다.

진 이사는 "우리 같은 업종, 피트니스 산업도 국가산단에서 첫발을 내디딜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사실 여전히 창원 하면 공업도시, 제조업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 이미지 중심에서 변화 물꼬를 튼다면 효과도 더 크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창원·김해 등에 지점을 둔 피트니스센터 팀 페리아와 올해 첫 대회를 연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만이 페리아 컴퍼니가 지닌 거의 유일한 힘이자 브랜드다. 그럼에도 페리아 컴퍼니가 그리는, 진 이사가 꿈꾸는 미래는 명확하다.

"'창원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신성장 산업 발판을 마련한다', '종합 웰니스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이에 도달하고자 피트니스 교육 콘텐츠 개발부터 피트니스 선수 에이전시 역할도 맡기 시작했죠. 교육 사업은 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출장 피트니스 강의 등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어요. 매니지먼트 사업 역시 올여름 모 워터파크에서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 대회 수상 선수들을 홍보 모델로 쓰는 등 기분 좋게 출발했고요.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죠."

진 이사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일도 있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도움을 받아 피트니스 관련 브랜드를 만드는 것. 센터 입주 기업으로 선택받고자 진 이사는 요즘 사업 계획서 작성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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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 대회 사진을 소개하고 있는 진민경 이사. / 이창언 기자

시장 개척·사업 안정화 등으로 바쁜 날을 보내는 페리아 컴퍼니와 진 이사이지만 절대 잊지 않는 신념도 있다. 페리아 컴퍼니 성장 발판이자 사훈에 가까운 이 신념은 과거 진 이사 선택을 든든히 받치며 내일을 준비할 원동력이기도 하다.

"팀 페리아든 피트니스 스타 in 창원 대회든 애초 많은 돈을 벌고자 시작한 일이 아니에요. 그 연장선인 페리아 컴퍼니 역시 마찬가지고요. 팀 안에서 같은 뜻을 공유하고 다 함께 성장하는 일, 그 가치를 기업화해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죠. 목표 달성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주는 게 제 역할이고요. 페리아 컴퍼니가 왜 굳이 창원에서 이 일을 시작하는지도 알아주셨으면 해요. 직장·집으로 이어지는, 사방이 공장뿐인 삶에서 조금은 벗어나 보자는 거죠.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야 하잖아요. 페리아 컴퍼니가 그 모든 걸 만족하게 할 순 없겠지만 변화의 작은 발판만이라도 됐으면 해요."

피트니스 산업에 종사하는 만큼 진 이사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빼놓지 않고 하는 편이다. 단, 지난 사고 여파로 그 범위가 제한적이다. 운동할 때면 머릿속 잡념이 사라지면서 목표 한 가지만 집중할 수 있다는 그.

자기 자신 혹은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부담감과의 싸움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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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기자

    • 이창언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 출입처는 NC다이노스입니다. 생활 체육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