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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노벨(Novel)상의 계절

국제적 위상·국력 상징 담은 노벨상
기초과학 수상 위해 중장기 노력 필요

김종욱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webmaster@idomin.com 2018년 11월 09일 금요일

해마다 10월이 되면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웃나라인 일본은 비구미(歐美) 제국 중에서 가장 많은 27명(이 중 3명은 수상 시점에서 외국 국적 취득)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특히 21세기 이후 노벨물리학상(11명), 화학상(7명)과 같은 타학문의 발전에 지대하게 영향을 끼치는 자연과학분야에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올해에도 교토대학의 명예교수인 혼조 다스쿠 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우리나라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아직 자연과학분야 등 타 학문분야에서의 노벨상 수상자는 없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메달 및 증서와 함께 9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1억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어 수상자 개인은 물론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도 큰 영예를 안게 된다. 물리학을 전공한 필자도 해마다 발표되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에 관심이 많았는데 올해에는 레이저물리학분야에서 혁명적 연구성과를 창출한 미국의 아서 애슈킨(Arthur Ashkin)과 프랑스의 제라드 무루(Gerard Mourou), 캐나다의 도나 스트릭랜드(Donna Strickland) 등 3명의 연구자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연구자의 발명이'레이저물리학분야에 대변혁을 가져왔으며 첨단 정밀기기들이 탐험하지 못한 미개척 연구분야와 산업 및 의학 분야 응용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노벨상 수상자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노벨상이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과학·기술 및 경제·문화선진국들이 주로 수상하였고 또한 국제적 위상이나 국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특히 자연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우리보다 훨씬 앞서 과학기술 근대화를 이룩하고 장기간 지속적으로 기초과학분야에 투자해 왔다.

또한 누가 뭐라 하든 한 분야의 연구에 지속적으로 몰입하여 난제(難題)를 해결하는 장인정신이 존중되고 이러한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사회적 제도와 공감대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단기성과보다는 중장기성과창출에 집중했으며 연구과정에서 발생한 실패를 용인함으로써 실패의 과정에서 체득(體得)한 경험 및 노하우를 통해 지식이 축적되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지식들이 통합, 융합되면서 엄청난 과학기술의 진보를 이룩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기초과학의 굳건한 터전 없이는 자연과학분야에서의 노벨상은 요원하다. 기초과학의 굳건한 터전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지속적인 투자와 인내를 필요로 하며 실패가 용인되는 환경에서 연구자들의 무수한 땀과 실패의 경험, 과감한 도전정신을 통한 지식의 축적에 의해 구축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체계적인 현대식 연구를 시작한 역사가 매우 짧아 선진국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노벨상의 염원은 바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무릇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1904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러시아의 이반 파블로프(Ivan P. Pavlov)가 말한 '과학의 진리는 빗발치는 비난의 목소리와 함께 자신의 길을 개척해 왔으며 발견은 실험의 실패에서 시작된다'라는 명언을 곰곰이 곱씹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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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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