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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칼럼]만추(晩秋), 망운산정에 오르다

천혜의 절경 펼쳐지는 남해 진산 망운산
억겁의 사연 담은 번뇌·상념 씻고 가길

성각 남해 망운사 주지 webmaster@idomin.com 2018년 11월 09일 금요일

넝쿨을 휘어잡고 바위를 기어올라 산정에 오르니 과연 망운이란 이름이 잘 붙여졌음을 알겠구나. 백성들이 성은을 입어 요민(饒民·살림이 넉넉한 백성) 못지않게 행복함을 보니 이 천한 몸도 몹시 고향땅이 그리워지는구나. 마음은 구름을 타고 고향 하늘 맴도니 금성의 일타홍이 그립구나. 끝없는 바다에는 섬 그림자 아롱진데 이몸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려나. (제영등망운산題詠登望雲山)

남해의 진산 망운산 해발 786m 약천 남구만에올라가 보니 바라보이는 사방팔방이 그야말로 절경이라 햇살에 눈부신 아름다운 조망(眺望)은 운무(雲霧)에 서린 평화로운 전경이 유배에 묽혀 몸은 비록 망운산에 있지만, 사무치는 마음은 고향에 있다. '그리운 고향 유배에서 언제 풀려나 돌아가겠는가' 하는 그리운 향수를 그리며 찢기는 가슴을 달래고 있다. 산정 아래에 다도해는 실타래처럼 점점이 떠 있고 멀리 구름을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희망차다. 나뭇잎은 붉게 타는 가을빛 햇살에 맑고 조망이 청아한 숲 바람과 예서 제서 지저귀는 새 소리에 가을의 타들어가는 산색은 애처로운 물결로 가득하다.

오늘 유난히도 수정(水晶)빛처럼 빛나는 하늘을 쳐다보니 문득 약천 남구만의 옛 남해유배와 망운산에 올라 평화로움과 아름다운 비경에 한려해상과 조망을 보고 향수를 느껴 지은 시 <제영등망운산>이 생각났다. 햇살로 눈부신 가을빛 숨결에 푸르게 춤추는 금빛 은빛 바람은 하얀 파도 푸른 물결 사랑의 화신이던가. 철새들의 속삭임에 조잘대는 울음소리는 전생의 업보를 풀어내고 쉬지 않고 유유자적 밀어를 속삭이네. 5월에는 진달래 철쭉 군락지로 산을 붉게 뒤덮어 꽃동산을 이룬다. 멀리 바다 위에 점점이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과 강진만 청정해역의 창선도 앞바다는 쉼 없이 흐르는 산정호수를 방불케 한다. 서남으로는 여수 오동도가 길목을 지키고 서로는 여수산단과 북서로는 광양만 공단이 가로지르고 북으로는 젖줄인 섬진강이 드러난다. 동으로 멀리 사천만의 은빛 햇살에 삼천포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동북간방으로는 지리산의 천왕봉과 광양 백운산 하동 금오산이 펼쳐지고 광양만으로 뻗어 저무는 석양 노을빛 황혼은 낙조의 아름다운 극치를 이룬다. 남해의 진산(鎭山)인 망운산에 오르면 그 절경에 감복하고 심취되면 절로 한 수씩 시를 읊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다도해의 파란 물결에 청량한 바람이 쪽빛 물결 햇살에 눈이 부시고 하이얀 물비늘로 먼 수평선이 마음을 시원스럽게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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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운산 자연풍광에 도취해 푸른 바다 파란 하늘을 눈이 시리도록 본다. 대웅전 법당의 불지에는 중생들이 속세에 젖은 억겁의 사연을 담고 번뇌와 상념을 씻고 닦는 발복과 회귀처로다. 비바람 찬서리 업보에 얽혀 열반의 독경소리에 심령을 깨우쳐 단꿈을 깨누나. 솔바람 푸르고 맑은 가을빛 가득 품은 만추의 망운산사에 뭇 생명이 승화되어 오묘한 부처의 진리를 깨닫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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