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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 한 지붕 두 편의점

근접출점 자제 규약 무색 제 살 깎아먹기 경쟁 또…
작년 업계 상생규약 마련에도 창원진해구 상가 내 2곳 개점

문정민 기자 minss@idomin.com 2019년 02월 20일 수요일

2017년 부산의 한 건물에서 한 편의점 바로 아래층에 또 다른 편의점이 입주해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적이 있다. 한 상가 1, 2층에 서로 다른 브랜드 편의점 두 개가 들어선 '한 지붕 두 편의점'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편의점 업계의 지나친 출혈경쟁에 따른, 대표적인 근접 출점 사례다.

최근 창원에서도 한 신축상가에 편의점 두 곳이 입점한 '한 지붕 두 편의점'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점주 간 근접 출점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15일 찾은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 신축 아파트 정문 옆 1층에 GS25와 세븐일레븐 간판이 나란히 붙어 있다. 두 편의점 사이 거리는 10m도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30일 GS25가 먼저 영업을 시작했고, 열흘 뒤인 지난 1월 11일께 세븐일레븐이 문을 열었다.

▲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 한 신축 상가 건물에 GS25 편의점(왼쪽)과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채 10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를 두고 개점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두 편의점이 서로 비방하는 펼침막을 걸어놓은 모습. /김두천 기자

GS25 가맹점주 김모(44) 씨는 "점포마다 분양받은 사람이 제각각이라 어떤 업종이 들어오는지 전혀 모른다. 편의점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2층에 슈퍼가 들어서면서 이미 나눠 가지게 된 상태였다"며 "이미 같은 건물에 비슷한 업종 두 개가 들어 서 있는데, 다른 편의점이 또 들어오리라 생각조차 못했다. 뻔히 보이는데 왜 밀어붙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막심한 영업 피해를 우려해 지난 14일 저녁 매장 문 앞에 경쟁사 개점을 막기 위한 펼침막을 내걸었다. '20m 거리 내 출점이 말이 되나. 상생하자던 편의점 자율규약은 거짓말이었나?'라는 내용을 담아 편의점 출점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편의점 업계의 근접출점 자제 방안이 담긴 자율규약을 마련했다. 타 브랜드 편의점 간에도 출점 거리 제한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 핵심이다.

반면, 세븐일레븐 가맹점주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입점을 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 이모(41) 씨는 "상가 분양을 시작한 지난해 7월 이미 입점 계약을 했다. 본사에 사용 승인을 받은 후 신축상가에 입점한 점포들이 모여 담배판매권을 추첨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며 "그 사이 GS25가 담배판매권 없이 기습적으로 간판을 달았다. 상생 규약을 어겼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씨 말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담배판매권 없이는 통상적으로 문을 열지 않는다. 이 씨는 담배판매권을 얻고자 추첨일까지 기다렸다가 담배판매권에 당첨된 후 본격적인 영업을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다.

▲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 한 신축 상가 건물에 GS25 편의점(왼쪽)과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채 10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를 두고 개점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두 편의점이 서로 비방하는 펼침막을 걸어놓은 모습. /김두천 기자

GS25 편의점이 펼침막을 게시한 다음 날 이 씨도 이에 반발해 펼침막을 매장 앞에 내걸었다. '신규상권에 기습적으로 오픈해놓고 담배권 떨어지니 상생만 운운한다'는 문구를 적었다. 현재 두 매장 앞에 설치된 펼침막은 입주민 항의로 제거된 상태다.

두 편의점이 입점한 건물은 1층(5곳)과 2층(5곳)을 포함해 총 10개 점포 규모로 구성됐다. 각층 호수별로 분양을 따로 해 점포마다 주인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별 분양면적은 10∼12평대 소규모다.

현재 점포 두 곳을 사이에 두고 입점한 편의점 사이는 더 좁혀졌다. GS25는 점포 두 곳을 확장해 영업 중이고 세븐일레븐도 현재 점포 두 곳을 합쳐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미분양된 11평대 점포 한 곳만이 그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주민들은 의아해하는 반응이다. 상가 앞을 지나던 신모(38) 씨는 리모델링 관계자한테 "편의점 바로 옆에 또 다른 편의점이 들어서는 게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신축상가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가맹점주는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에 두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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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 기자입니다. 유통.공공기관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보나 문의 내용 있으면 010-2577-1203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