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느낌여행] (24) 통영 만지도

연명항서 여객선 타고 10분 만에 도착한 섬마을
출렁다리 등 즐길거리 '오밀조밀'하루 코스로 딱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9년 05월 03일 금요일

통영시 산양읍 연명항에서 출발한 홍해랑호가 뱃머리를 바다 쪽으로 돌리자 눈앞으로 통영의 섬들이 펼쳐진다. 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항상 묘한 설렘을 품고 있다. 그렇게 10분이나 걸렸을까. 만지도 선착장으로 배가 들어선다. 이렇게 금방? 연명항과 만지도를 거의 한 시간 단위로 오가는 홍해랑호가 왜 만지도 '마을버스'라 불리는지 알겠다.

▲ 만지도와 연대도를 잇는 출렁다리. /이서후 기자

◇명품이 된 섬 마을로!

선착장 근처에 카페 홍해랑이 있다. 카페 이름이 금방 타고 온 여객선 이름과 같다. 원래는 여객선을 마을에서 운영했는데, 그때 배 이름이 홍해랑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2015년 만지도가 전국 14호 명품마을로 지정되면서 조용한 섬마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밀려오는 관광객에 마을로서는 여객선 운항 횟수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유람선 사업을 하던 (주)만지도해피투어 오용환 대표와 협약을 맺고 배를 투입한 게 지금 모습의 홍해랑호란다. 기존 여객선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명품마을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생태계가 잘 보존된 농어촌마을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건데, 지정이 되면 예산을 투입해 생태체험 같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전국적으로 18곳인데, 경남지역 남해안을 아우르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서는 만지도를 포함해 단 3곳뿐이다.

만지(晩地)란 이름에는 주변 섬 중에 가장 늦게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 손을 덜 탔기에 명품마을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 만지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넓이가 7만 평이 조금 넘고, 해안선 길이도 다 합쳐봐야 2㎞ 정도다. 마을이라고는 통영을 바라보는 북쪽에 자리 잡은 만지마을 딱 하나뿐이다. 이곳에 20가구 정도가 산다.

그런데 이런 섬에 이제는 카페도 있고, 식당도 있고, 펜션과 민박도 있다.

▲ 통영시 산양읍 연명항과 만지도를 오가는 홍해랑호. /이서후 기자

◇하루 여행 코스로 딱이네!

만지도는 하루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육지가 가깝기도 하지만,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도 길어야 2시간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철이면 평일이라도 제법 많은 이들이 섬을 찾는다.

만지도와 바로 옆 연대도 사이에 연결된 출렁다리는 이미 유명한 관광지다. 선착장에서 마을 반대 방향으로 해안 덱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나온다. 가는 길에 있는 모래 해변도 제법 예쁘다. 다리는 길이가 98m인데, 제법 흔들리는 게 진짜 출렁이는 다리다. 한 발을 내딛자마자 바로 울렁울렁 하는데 푹신한 침대 위를 걷는 것 같아 재밌다. 때로 장난기 심한 이들이 중간에서 다리를 흔들어 사람들을 기겁하게 한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에코 아일랜드로 알려진 연대도다. 태양열 등을 이용해 전기를 자급자족한다는 섬이다.

출렁다리 말고도 만지도에는 섬을 한바퀴 도는 둘레길이 있다. 이를 '몬당길'이라고 부르는데 바다 풍경도 좋고 숲도 깊어 만지도 자연의 매력을 한껏 간직하고 있다. 빨리 걸으면 1시간, 천천히 걸으면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정상 높이가 해발 100m 정도인데 마을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5분 정도만 걸어 올라가도 언덕배기에 도착한다. 섬이니까 사방으로 바다가 탁 트였는데, 몬당길 중에 바람길 전망대, 욕지도 전망대 같은 곳에서 보는 풍광이 특히 좋다. 마을 이외 해안은 거의 절벽이고, 그 위로 둘레길이 나있으니 굳이 전망대가 아니라도 바다 풍광이 늘 따라다닌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어떤 관광객은 몬당길을 두고 제주 올레길 같다고 했다. 곳곳에 덱으로 된 쉼터가 있어 도시락을 싸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인 만지봉을 지나 반대편 내리막은 동백숲으로 이어진다. 숲은 깊어 묵묵한 생각들이 일어나는데, 곧 바다가 보이는 절벽이 나타나 생각을 흩어버린다. 절벽 끝에 욕지도를 정면으로 보는 욕지도 전망대가 있다. 사실 욕지도보다는 웅장한 바닷가 벼랑이 더 눈에 들어온다.

내리막이 끝나고 바다가 나타나면 몽돌해변이다. 자갈보다는 바위에 가까운 몽돌이다. 몽돌해변과 이어진 바닷가 덱을 따라가다 보면 다시 만지마을이 나온다.

▲ 만지도 둘레길인 몬당길을 걷는 관광객들. /이서후 기자

◇뭐야 재밌잖아 이 섬!

작은 어촌이지만 곳곳에 재밌는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이 많다.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잘돼 있다. 홍해랑 카페 바로 옆에 100년 된 마을 우물이 있고, 100년 우물이 기댄 담은 마을에서 가장 연세가 높으신 임 할머니 댁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임 할머니는 요양원에 계시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 아시안게임 카누 3관왕 천인식 선수가 태어나고 자란 집도 있다. 이런 식으로 집마다 나름으로 사연을 다 적어 놓았다.

만지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게 전복해물라면이다. 라면에 전복이 통째로 들어가는데, 전국 방송을 탔을 만큼 유명하다. 전복은 만지도 특산물이다. 만지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전복 양식을 해왔는데, 육질이 거의 자연산 전복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만지도에는 해물라면 이외에도 전복 음식을 하는 식당이 몇 군데 있다. 관광객들은 주로 전복해물물회, 전복비빔밥, 전복회를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이렇게 돌아다니고, 밥 먹고, 차까지 마시며 실컷 놀아도 아직 해가 중천이다. 하루 통영 섬 여행으로 이만한 섬이 또 있을까!  

▲ 만지도 명물 전복해물라면./이서후 기자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