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탐방대]진동 새창
- 오늘은 이야기탐방대로 출발하는 두 번째 여행이다. 기자님이 이전에 보내주신 자료들에 의하면 오늘은 진해현 관아를 시작으로 부둣가도 가고 고저암도 간다고 한다. 이번에 가는 곳엔 무엇이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사실 모든 곳을 일일이 설명하면 좋겠지만 가장 재미있게 본 곳이 고저암이다. 우해이어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라고 할 수 있는 어류도감이라고 한다. 우해이어보가 아니라 정약전 선생님이 쓴 책(자산어보)이 원조인줄 알았던 나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해이어보 중 감성돔이야기가 실린 우산잡곡에는 고저암에서 감성돔이 잘 잡힌다고 ...
- 신윤지(청소년신문 <필통> 기자·경상대사대부고 2학년) 2015-12-07
- 거제도 포로수용소 새창
- 포로수용소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포로라니 나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포로라는 것 자체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나 보았다. 그래서인지 포로라는 것을 들었을 때부터 노역과 고문 ,전쟁 같은 일종의 강압적이고 어두운 이미지를 떠올렸다. 이야기 탐방대의 마지막 장소는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이다.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6·25한국전쟁 때문에 생겨났으며 6·25한국전쟁은 북한 인민군이 38도선 전역에서 기습남침을 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지금 글을 쓰니 생각난 것이지만 수용소를 포로들의 북한...
- 한승지(청소년신문 <필통> 기자·진주경고 1학년) 2015-12-01
- 진해가 들려주는 좀 더 진해진 이야기 새창
- 벌써 다섯 번째 여행이다. 새로 합류한 대원들도 한 번 탐방을 같이 갔다오더니 금세 적응한 분위기다. 오늘은 마산 진동을 갔다 왔는데, 점심 때 먹은 매운탕의 맛이 아직 혀끝에 도는 것 같다. 청소년 대원 총 4명이 함께 다녀온 다섯 번째 여행지 진동을 얘기해보려 한다.진주에서 마산 진동까지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첫 번째로 도착하여 둘러본 곳은 진해현 관아라는 곳인데, 옛날 고을 수령들이 백성들을 다스리던 관청이라고 한다.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고을 관청이라 그런 듯하다. 관청 앞마당은 잔디가 깔려 있었...
- 정다현(청소년신문 <필통> 기자·진주경해여고 2학년) 2015-12-01
- 사천과 갯벌,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새창
- 오랜만의 탐방이다. 네 번째 경남도민일보 청소년 탐방대는 이번에 새로운 대원 2명을 합류시켜 좀 더 발랄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청소년 네 명 모두 여자라서 탐방지로 가는 내내 차 안은 시끌시끌했다. 오랜만에 시작하는 네 번째 탐방지는 바로 숨어 있는 보물, 사천이다.탐방대가 맨 처음으로 돌아 본 곳은 가산마을 들머리 석장승이다. 작은 언덕 기슭에 위치해있어서 차를 타고 이동해도 불편했다. 기슭엔 큰 석장승 남녀 한 쌍과 기슭 아래엔 작은 석장승 남녀 한 쌍이 있었다. 큰 석장승 밑엔 아직도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 있었고 그 옆에...
- 정다현(청소년신문 <필통> 기자·진주경해여고 2학년) 2015-12-01
- 거제포로수용소 새창
- 경남도민일보의 마지막 탐방지는 거제에 있는 포로수용소였다. 말로만 듣던 포로수용소에 직접 도착해서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보고 그 당시엔 어떤 일이 많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해보다가 내가 정말로 포로수용소 내부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때 당시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재구성해보았다. “야, 드디어 오늘이다. 날래날래 오라우”친구 놈의 속삭임으로 일어났다. 거제에 있는 포로수용소에 갇힌 지 어언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포로들이 살고 있는 천막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친구 놈...
- 신윤지(청소년신문 <필통> 기자·경상대사대부고 2학년) 2015-12-01
- 사천만 갯벌 체험 새창
- 처음으로 경남도민일보에서 주최하는 이야기탐방대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야기탐방대가 도착한 곳은 가산창이 있었던 지대이다. 그곳에서 여러 선생님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잠시나마 내가 그 당시에 살고 있었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야기탐방이 끝나고 집에 와서 잠이 들었을 때 꿈에서 나는 정말 그 곳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경남 진주목 사천군 장암리라는 곳이다. 한양사람들에겐 생소한 이곳은 경남에선 매우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조창이 들어온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에...
- 신윤지(청소년신문 <필통> 기자·경상대사대부고 2학년) 2015-12-01
- 눈을 떴을 때는 한 사람밖에 없었다 새창
- 두두두두두두-총성은 여전하다. 이들의 이유 없는 절박함조차 여전하다.한국은 전쟁터이다. 실질적 전쟁터이자, 이념의 전쟁터이기도 하다.밭에서 논을 일구며 그냥 그렇게, ‘이념’이라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던 농민들은, 그 뭔지 모를 ‘이념’ 때문에 총칼을 들고 싸우고 있다. 나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다. 나는 미군 전쟁 기자이다.며칠 전까지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한국의 전쟁 상황을 카메라에 담던 나는, 거제에 있는 포로수용소로 발령이 나 최근부터 이곳 속에서의 생활을 찍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
- 박주희(청소년신문 <필통> 기자·진주경해여고 2학년) 2015-12-01
- 돌장승 새창
-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서방 조심히 돌아오게 해주십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라고 간절히 소원을 드리고 있을 것 같은 곳이다.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나무·물·산 등 각각의 신이 있다고 믿어왔다. 또한 각각의 신에게 비는 소원은 저 마다 다르다. 우리 아이 병낫게 해주십시오, 아들 낳게 해주세요, 전쟁 나간 남편 잘 돌아오게 해주십시오 등 여러 가지 소원을 나무 앞에 돌을 올려놓고 소원을 비는 모습을 사극 드라마에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를 좋아해서였던지 이상하게 석장승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지브리’를 좋아...
- 한승지(청소년신문 <필통> 기자·진주여고 1학년) 2015-11-17
- 나는 유배자다 새창
- 희미한 새벽. 푸르스름한 기운은 아직 가시지 않았고, 무겁고 차가운 공기가 내 뺨을 스친다. 저 편 수평선 위에는 희연 안개가 서려 있고, 적막한 가운데 숨을 들이쉬니 온통 사방을 뒤덮은 푸름이 흡수되어 나도 푸름이 된다.닭이 울기 시작한다. 천하를 가르는 우렁찬 소리. 곧이어 재채기 소리, 잠투정 부리는 소리, 뒤척이는 소리. 온갖 소리들이 섞여 새벽을 어지럽힌다. 이제 하루가 시작된다.이 곳에 온 지도 어연 6년. 조정은 아직도 조용한 날이 없다. 멀디 먼 이곳에서도 어렴풋이 그들이 온갖 교묘한 책략을 꾀하는 소리가 들리는...
- 박주희(청소년신문 <필통> 기자·진주 경해여고 2학년) 2015-11-17
- 게눈에 비친 가산리 석장승과 사천 매향비 새창
- 나는 조그만 꼬마 게다. 내가 서 있는 이곳은. 오늘도 별 볼일 없는, 심심한 것 투성이인 사천만 갯벌이다. 물론 친구들도 많고, 항상 어디론가 도망가는 도망게 친구도 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재미가 없다! 하지만 유일하게 재미있는 일이 있다. 내 삶의 유일한 낙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 바로 엄마한테 옛날이야기를 듣는 일이다! 하루종일 밖에서 쪼르르 갯벌을 달리며 놀다가, 자기 전 엄마에게 듣는 이야기는 그 무엇보다 재미있고 소중하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호적이랄 것도 딱히 없지만, 아주아주 옛날 우리 조상 때...
- 박주희(청소년신문 <필통> 기자·진주 경해여고 2학년) 2015-11-17
- 잎마다 붉어 피를 불어오는 바람이 거기에 숨었나 하노라 새창
- 나는 대체로 공부하기를 좋아하고 임금 이름을 줄줄 외워야 하는 국사시간도 좋아하였으나 무슨 사화(士禍)니 당쟁이니 하면서 골치 아프게 전개되는 일은 도무지 좋아할 수가 없었다. 훈구파니 사림파니 피 터지게 싸운 것도 싫었고, 그 발단과 원인과 배경을 시험 문제지에서 보는 것도 싫었다. 싫어하는 것은 죽어라고 외워도 외워지지 않기 때문에 사화와 관련된 문제는 거의 다 틀렸던 것 같다. 이런 거부감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도 집에서 걸어서 십 분이면 갈 수 있는 구니서당을 두 번 정도 갔다. 구니서당은 조...
- 손남숙 시인 2015-11-17
- 그 많던 찻집은 어디로 갔을까 새창
- 차꽃은 둥근 아기 얼굴처럼 밝고 환하다. 꽃잎 안에 노랗게 모인 꽃술이 가볍고 풍성한 구름 같은 결을 만든다. 꽃 안에 구름이 들어가 숨을 쉬는 것 같아서 꽃잎의 둥그렇게 파인 부분을 손끝으로 만져보았다. 아주 부드럽게 접히는 피부 같다. 아기의 볼과 같은 꽃잎들이 한 송이 꽃을 이루면서 노란색을 가득하게 머금은 모양이 바로 차가 만들어지기 전 차나무가 피우는 향긋한 노력일 것이다. 이 나무의 잎을 따서 덖고 발효시키면 차가 된다.예전에는 도시나 시골 읍내 어디서나 흔하게 전통찻집을 볼 수 있었다.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간단한...
- 손남숙 시인 2015-11-17
- 훗날 내가 어찌 하는지 두고 보아라 새창
- 끝자락이 물든 벚나무는 양쪽 길에서 안으로 휘어지면서 서로를 붙들었다. 봄에는 꽃으로 만나 아름다웠고 가을에는 잎을 젖히며 이 나무와 저 나무의 다정함을 잇는다. 이웃에서 넘어온 나뭇가지들이 저편의 다른 나뭇가지를 만나려고 그림자를 살짝 입히는 듯했다. 더듬어서 포개는 것이 아니라 겹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무와 나무가 만나는 순간에는 서로의 반대편에서 기울어지는 해를 받으려고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것도 잠시 잊을 것이었다.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하동은 나무들이 우대받는 고장이다. 벚나무는 가로수로 봄...
- 손남숙 시인 2015-11-17
- 제5화 지심도 이야기 새창
- 경남도민일보 해딴에에서 이야기탐방대(2015 경남 스토리랩 이야이야기탐방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주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주관)를 꾸렸다. 가을 내내 즐거웠다. 이번에는 거제 지심도를 둘러보기로 했다. 지심도는 장승포 항구에서 20여 분 걸리는 뱃길인데 바람이 불면 배가 뜨지 않는단다. 이틀 동안 비가 왔고, 지심도 못 가나 가슴 졸였다. 오래 전부터 지심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지심도에는 섬마다 간직한 전설이 없다. 대신 몇 년 전에 만들어진 전설이 있더라. 윤후명 작가의 사랑 이야기가 있고, 지심도의 민박...
- 박래녀 소설가·수필가 2015-11-17
- 제4화 느티나무는 알고 있다 새창
- 오늘도 나는 거리를 본다. 내 곁을 스쳐가는 숱한 사람들과 그들이 토해내는 이야기를 들으며 세월의 변화를 지켜본다. 내 터전을 둘러싼 초등학교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고 죽어간 이야기를 어찌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갈 따름이다. 나는 당신을 생각한다. 당신은 뛰어난 문장가였다. 이태백이나 두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나는 외로울 때면 당신이 남긴 시 한 수를 곡진한 마음으로 읊어본다.“대를 잇는 데에는 어미의 귀천을 따지지만 繼序唯論母貴賤이름 떨치는 것은 자식이 똑똑한가 아닌가에 있지 ...
- 박래녀 소설가·수필가 2015-11-17